1. 취미 이야기
주변에 내 취미의 한 분야가 목공이라고 말하니, 누군가 비싼 취미를 가지고 있다고 한다. 한국에서는 소재인 목재가 비싸기 때문에 목공이 돈이 많이 드는 취미로 취급받는다. 물론 소재를 제외하더라도 여러가지 도구가 필요하며, 그 도구를 적재해 둘 수 있는 공간과, 또한 그 도구를 사용할 장소가 필요하다. 이런 저런 생각을 하면 엄청난 비용이 필요할 것만 같은 것이 바로 목공이다.
나는 여러 종류의 취미가 있는데, 각각의 취미에 그렇게 많은 돈을 쓸 수 있는 입장은 아니다. 소소하게 감각을 익히는 정도로만 목공을 하고 있다. 아.. 목공이라고 할 수 있을까나...
이번 이야기의 핵심은 그렇게 비싼 돈을 들이지 않아도 '목공' 같은 것을 할 수 있다는 점이다.
2. 시작 이야기
공작의 기본은 필요한 직선을 똑바로 긋는 것부터 시작이다. 직각으로 딱 맞게 선을 그어야, 그것에 준하게 톱질을 할 수 있다. 처음부터 선을 제대로 못 그으면 그 결과는 뻔하다. 이런 연고로 직각자가 필요하게 되었다. 곧장 다있소에 가서 찾아 보았지만 찾지는 못했다. 그냥 천원짜리 아이들용 삼각자세트를 하나 사들고 집에 왔다.
플라스틱 삼각자 세트와 포맥스를 소재로 하고, 사각형 노래 씨디 케이스에 가져다 대고 소재들을 접착제로 붙였다. (씨디 케이스를 직각자 소재로 사용한 것이 아니라 자와 삼각자를 씨디 케이스 모서리에 가져다 놓고 붙였다는 이야기 이다.)
[ 직각자 1호 ] |
아주 오래전에 만들었고, 많이 어설픈 '직각자 1호' .
지금 생각하면 아주 안 좋은 방법이었다. 하지만 목공을 향한 나의 열정은 바로 저 천원짜리 삼각자 세트로 시작되었다.
[ 직각자 1호의 옆모습 ] |
이 '직각자 1호'를 이용하여 이것 저것 많은 결과물이 생성되었다. 물론 '직각자 1호'는 절대 직각이 아니다. 89.5도 정도? (이것도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이지만...)
그냥 직각이라고 믿고 썻다.
3. 경험 이야기
'직각자 1호'는 그리 오래 활동하지 못했다. 직각이 아니라서가 아니라 크기가 너무 작았다. 좁은 폭의 목재, 포맥스에 직각으로 선을 그을수 있었지만, 10cm이 넘는 폭의 소재에는 적합하지가 않았다. 또한 앏은 플라스틱 삼각자라서 '휘청 휘청' 대는 느낌이 있었다. 그리하여 메탈 소재의 직각자를 구매하게 되었다.
[ 직각자 2호 ] |
'직각자 2호'는 1호 대비 두배 정도의 크기이며, 목공용으로 제작 되었고 소재는 알루미늄이었다. 가격은 $4 이하로 나름 돈을 들였다고 생각했다. 정말 딱 맞는 직각을 가진 직각자가 될것이라고 생각하고 구매하였다. 물론 현실은 아니였다.
'직각자 2호'는 몇날 몇일 보정을 통하여 직각에 가깝게 만들었다. 1호 보다는 훨씬더 직각에 가깝게 만들었다. 대략 89.9도?
보정 방법은 사포로 갈아 내는 것이다.
[ 한 변이 보정된 직각자 2호 ] |
4. 보정 이야기
직각자가 제대로 된 직각자 인지 아닌지 여러 방법으로 평가할 수 있지만, 내가 최근에 찾은 방법을 소개한다. (2호를 보정할 당시에 사용한 방법은 아니다.) 편리하고 손쉽게 확인이 가능한 방법이다.
먼저 A4용지를 책상 같은 평편한 바닥에 놓고, 그 위에 직각자를 넣고 A4를 살살 밀면서 직각자의 모서리에 맞춘다. 아래 사진은 A4용지의 윗부분에 선을 긋는 것 처럼 보이지만, A4 용지의 중간쯤에 직선을 하나 긋는다.
[ 왼편에서 먼저 선하나 긋기 ] |
그다음 A4 용지를 180도 회전시켜서 다시 같은 방법으로 최대한 비슷한 위치에 선을 하나 더 긋는다.
[ 좌우에서 한번씩 선 긋기 ] |
사진에서는 네이밍 펜을 썻지만, 그것 보다는 가느다란 필기구 종류가 좋다. 한쪽에 하나만 긋지 말고 두세개 그어 두자
[ 한번은 좌우가 겹치에 한번은 살짝 어긋나게 ] |
이렇게 좌우에서 한번씩 선을 그어서 정확하게 일치하거나 평행이 된다면 직각이 맞다. 하지만 평행선을 그었는데 간격이 좁아지거나, 같은 위치에 선을 그었는데 이탈하게 된다면 보정할 필요가 있다. '직각자 2호'는 이런 비슷한 과정을 거치면서 보정했다. 사포로 참 열심히 갈았다.
5. 그외 직각자 이야기
'직각자 2호'는 약 18cm까지 커버할 수 있었지만, 30cm 정도의 너비까지 긋고 싶고, 다용도로 사용할 수 있어 보여서 3호를 구매하게 되었다. 가격은 $5 정도 이었다.
[ 직각자 3호 ] |
90도, 45도 선분을 그을 수 있으며, 중간에 있는 볼트를 이용해서 잠그고, 풀면서 마킹게이지 수준으로도 쓸 수 있는 물건이다. 심지어 바디에 꼽혀져 있는 철제핀을 빼서 선분도 그을 수 있는 도구이다. 외견상으로는 참 좋아 보이는 물건이었다. 물론 현실은 직각이 하도 안 맞아서 여러 방법으로 보정했으나 볼트를 조이는 방법이나, 위치에 따라서 각도의 편차가 컸다. 즉 아무리 보정해도 손쉽게 직각을 사용할 수 없다는 결론이 나서, 결국 바디를 분리하고 철제자만 사용한다.
한편으로 정말 직각이 맞는 자는 하나 가지고 싶어서 $7정도의 작은 직각자를 구매했다. 크기 대비 가격이 가장 비싼 물건이다.
[ 직각자 4호 ] |
정말 직각일꺼라고 믿는 직각자 4호는 크기가 너무 작아서 활용도가 살짝 떨어지기는 한다. 이걸 이용해서 직각이 되는 물건 몇개를 만들어서 목공시 직각 결합할 때 활용하기는 하였다. 다만 2호는 매일 사용한다 치면, 4호는 일주일에 한번 정도 사용하기에, 사용 빈도는 적은 편이다.
6. 추천 이야기
본문에도 살짝 의향을 보이기도 했지만, 나처럼 플라스틱 삼각자로 시작하는 것이 좋은 방법은 아닐수도 있지만 관심을 가지고 무엇인가 시작하는 것은 중요하다. 그 시작에 비용이 문제라면 저렴한 방법으로 시작하는 것을 추천한다.
직각자 하나만으로 이야기 한다면 긴변의 크기가 30cm 정도를 처음부터 준비하는 것도 나쁘지는 않을듯 하다. 물론 금전적 여유가 있다면 나처럼 플라스틱 삼각자를 사는 일은 삼가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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