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12월 20일 수요일

그무개(Marking Gauge)를 만들어 보자

 1. 필요하니까.

그렇게 자주 사용하는 도구는 아니지만 가끔 그무개가 필요해서 만들어 본적이 있다. 원래 내가 좋아 하는 소재가 포맥스를 사용하여 만들기도 했다. (포맥스로 만든 버전은 유투브에 소개한 적이 있다.) 요즘들어 목재를 만지기 시작하니 그무개가 더 필요해졌다.  그래서 만들게 된 그무개가 아래의 모습이다. 

[ 최종 단계는 아님 ]

2. 모양새는 소재로 부터.

무엇을 만들던 남들을 따라하는 것이 아닌 경우에는, 내가 가지고 있는 소재들을 파악하고 그 소재로 부터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물론 가지고 있는 가공 도구들도 고려해야 한다. 인터넷 동영상중에서 그무개를 만들때 테이블쏘, 루터, 샌더 등등 어마 무시한 도구들을 이용해서 만드는 버전이 있는데 그것들이 다 있다면야 따라 만들면 된다. 취목 입장에서 모든 도구를 가지고 있지는 쉽지않다. 그냥 있는 도구로 부터 만들 수 있는 것들을 생각해야 한다.

3. 재료는 보유한 것으로 부터.

그무개를 만들때 구매한 것은 다잇소표 15cm 스틸자이다. 그외에는 기존 보유 재료를 사용하기는 하였으나, 목재 이외에 특별히 사용한 것이 전산볼트(3cm 정도), 너트, 링와셔, m4볼트 한개이다. 특별히 자를 눌러주는 부분의 작은 철제 조각이 필요한데, 나는 이걸 만들려고 마음먹고 다니다가 길거리에서 주운 작은 조각을 이용했다. 사실 10원짜리 동전도 무방할것 같다.  목재는 수년전 버리는 의자 하나 주서다가 분해해 놓은 것을 사용하였다. 이 의자는 특이하게 쫄대 같은 것 수십개를 붙여서 만든 버전이었다.  쫄대들이 대략 너비 3cm, 길이 30cm 정도이다. 이 쫄대들을 사포질하고 잘라서 1차적으로 준비물을 만들었다. 

[ 일단 스틸자 + 나무 조각 6개 ]

위의 준비물 이외에 아래의 작은 조각 4개가 더 필요하다. 


목재 재료중에서는 가장 긴 것이 20cm 미만이다. 15cm 자를 붙이고 살짝 남는 정도의 길이이다. 목재 조각은 총 10조각인데, 이 조각들이 위치하는 곳은 아래의 사진을 참조하자.

[ 대략 완성 하면 이런 모습 ]


4. 만드는 것은 순서대로.

각 조각들은 순간 접착제로 붙이면 된다. (시간이 많으면 목공용 접착제도 가능하다.)

일단 길이가 같은 것을 두개씩 쌍으로 붙이면 된다. 나무 조각의 모든 면이 평평하고 직각일 필요는 없지만 적어도 한면은 평평하고 직각이 되도록 사포질을 하고, 붙일때 그 평평한 부분이 잘 겹치도록 쌍으로 붙인다. 

아래의 이미지를 보면 알겠지만 평평한 면과 그렇지 않은 면이 확실히 구별된다. 아래의 이미지에서 붉은색 화살표가 있는 쪽이 평평한 면이다. 


같은 길이의 조각을 쌍으로 붙이면 총 5개의 조각이 된다.  이 조각들 중 3개를 다시 붙인다.

아래의 이미지를 보면 2번 조각은 원래 붙이는 조각이 아니며, 1번 조각은 붙이는 조각이나 가공을해야 해서 아직 붙이지는 않는다. 지금 단계에서는 이 두개를 제외하고 나머지 3개를 붙인다.


[ 1번을 상판이라 부르자 ]


사실 손이 가장 많이 가는 부분이 상판이다. (뭐.. 나름 기능이 있으니 당연한거 아닌가.) 이리 저리 구멍도 뚫고 칼이나 조각도로 긁어내야 하는 부분도 있다.  일단 정중앙을 드릴질 하고 M8너트를 하나 끼워 넣는다. 최대한 깊이 너트를 삽입해야 하는데, 이유는 너트 위에 또다른 철제 조각이 들어가기 때문이다. 위에도 언급했지만 작은 철제 조각은 10원짜리 동전을 써도 될듯하다. (난 공개되는 블로그라서 동전은 피했다.)

[ 상판의 밑면 ]

일단 너트를 끼워넣고 나서는 작은 철제 조각을 넣기 위한 부분을 칼 및 조각도로 깍아 내었다. 비싼 조각도는 아니고 애들이 문방구에서 사서 쓰던 그런 조각도이다. 위의 사진에 뒷배경 일부에 출연하였다. 

실제 사용할때는 아래와 같이 작은 철제 조각을 사이에 넣고 사용한다. 이유는 8mm 전산볼트가 직접 자에 다면 자가 찌그러지거나 단면적이 좁아서 미끄러질 수 있기 때문에 그 면적을 좀더 넓게 하기 위해서 이다. 


보이는 면이 자에 닫는 부분이기에 살짝 사포질을 했다. 



[ 상판의 윗면 ]

'상판'이라는 것을 접착제로 붙인다면 좌우 구멍은 필요없다. 난 유지보수를 위해서 피스로 고정했는데 지금 생각해보니 전혀 필요없는 상황이다. 


이렇게 준비를 하면 아래와 같은 상황이 된다. 


이제 제일 긴 막대와 자를 붙이면된다. 막대기를 자와 동일한 너비로 만들수 있겠지만, 내가 가진 공구로는 힘들것 같아서 그냥 쫄대 그대로 기능을 살렸고, 자가 좁다 보니 한켠으로 붙였다. 굳이 가운데 붙일 필요가 없고, 한켠에 몰아서 붙이는 것이 더 편하기 때문이다.

[ 한켠에 자 ]


슬라이딩 막대가 들어가는 부분이 목재에 딱 맞게 만들어졌는데, 자를 붙임으로써 추가 공정이 필요하게 되었다. (자의 두께 만큼 깍아줘야 함)

[ 자를 붙이면서 높이가 높아짐 ]


상판에서 자가 지나가는 부분을 칼로 깍아 내었다. 아래의 그림을 보면 가운데 홈의 윗쪽 부분이 일자 형태가 아닌것이 보일 것이다. 좀더 파인 부분이 자가 지나가는 길이다.

[ 요런식으로 깍았다 ]


[ 상판 가공후 합체 ]

여기까지 작업했으면 상판을 붙이면 된다. 그리고 나서는 사포로 갈면 된다. 가급적 평평하게 갈기 위해서 바닥에 사포를 놓고 갈았다. 위에 사진은 붙이고 나서 사포질을 한 후의 모습니다. 위쪽은 피스를 박고 나서 8mm 목봉으로 끼워넣고 자른다음 다시 사포질을 했다. 하면서 이렇게 까지 작업해야 하나 생각이 들었다. 원래 유지 보수를 위해서 피스질을 했으나 아래 그림처럼 막아버렸으니 결국 유지보수가 불가능하다. 처음부터 구멍을 뚫을 필요가 없었다는 이야기 이다.

[ 이렇게 까지 해야 하나 ]

기존에 만들어 둔 노브볼트와 연결하니 어느정도 사용 가능한 그무개가 되었다.

[ 일단 사용 가능 ]

노브볼트 만드는 방법은 아래의 링크를 참조하면 된다.

[ 노브볼트를 만들어 보자 ]


이제 마지막 공정 정도가 남았다. 날은 저물었고 막걸리는 떨어졌으며 슬슬 졸음이 오기 시작하여 여기까지 작업하고 잠들었다. 


5. 마지막 공정

그무개라는 물건은 일단 줄을 긋는 도구이다. 그냥 자로 재는 것이 아니라 줄을 긋기 위한 도구인데, 위에서 만든 과정에 소개한 물건은 아직 줄을 긋는 기능은 없다.  그에 앞서 설명이 필요한 부분이 있어서 몇자 적는다.

그무개는 날이 존재하는 물건이다. 즉 줄을 긋기 위하여 목재와 닫는 부분이 날이 라는 것이다. 이 날의 모양새에 따라서 대략 다음 3종류로 분류된다.

칼날형 - 경사가 있는 칼날 형태

휠날형 - 둥근 원 형태

침날형 - 뽀쪽한 송곳 형태

내가 처음에 생각한 그무개는 칼날형이었다. 어렵게 구하는 칼날보다는 그냥 손쉽게 구할수 있는 카터칼날 1칸 정도 잘라서 손쉽게 교체가능한 것을 생각했다. 그래서 지금까지 만든 부분에 칼날을 탈착 가능하도록 만들다가 잘 만들어지지 않아서 고민되기 시작했다. 생각보다 칼날이 고정이 잘 안되고 사용하지 않을때는 살짝 위험해 보였다. (카터칼날을 1칸정도로 자르면 날이 없는쪽이라도 날카롭기는 매한가지다.)

그러다가 문득 링와셔가 눈에 들어왔다. 링와셔 = 휠날 이런 생각이 바로 들었다. 중간에 볼트만 하나 넣어서 그무개에 고정시키면 바로 해결이 될거 같아 보였다. 바로 작업에 들어갔다. 

링와셔는 생각보다 두꺼워서 줄을 긋기에는 부적합했다. 줄, 사포를 이용해서 끝자락을 갈아 냈다. 지름 1.5cm 두께 1mm 정도 되는 링와셔의 끝자락을 열심히 갈았다. 너무 갈면 쉽게 문드러지니까 끝부분이 대략 0.2 ~ 0.3mm 정도 되도록 갈면 된다. 

[ 노력 결과 1 ]

[ 노력 결과 2 ]

이렇게 작업한 링와셔를 그무개의 앞쪽에 달았다. 

[ 조연 : 링와셔 1 ]



[ 조연 : M4 볼트 ]

링와셔를 앞에 달때는 위의 사진 두개를 보면 중간의 나무보다 살짝 아래쪽으로 내려오도록 달아야 한다. 그래야 나무에 줄을 그을 수 있다. 링와셔를 고정시킬때 피스로 고정시켜도 되지만 혹시나 추후에 앞쪽의 링와셔를 좀더 연마하거나 교체할 일을 생각해서 M4 볼트로 고정시켰다. 물론 나무쪽은 M4로 탭 작업을 했다. 

작업끝~

6. 끝으로.

언제나 도구를 만들고 나면 기대감 & 행복감이 있다. 만들고 나서 필요하지도 않은 상황에 줄을 열심히 긋고 있었다. 1cm 단위로 한 소재에 가로, 세로로 줄을 그었다. 그 소재는 거의 바둑판이 되어 버렸다. (음. 칸수가 좀 모자라니 장기판이 더 잘 어울릴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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